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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독서 2022. 2. 6. 00:04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이냐 물어보면 바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작품입니다.
1~2년에 꼭 한 번씩은 읽는 소설책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를 거의 다 알고 있어도 읽을 때마다 매번 색다른 느낌을 주는 책입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소설책으로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지만 나중에 하나로 다 연결된다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됩니다.
주의 : 스포가 싫은 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맨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3명이 우연히 도둑질을 하고 경찰을 피해 숨어든 폐가에서 편지 한 통을 읽게 되고, 그 편지에 답장을 함으로써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장 <답장은 우유상자에>
한 펜싱선수가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랑하는 이의 옆에 있어야 할지, 아니면 그의 말대로 펜싱 훈련을 계속해야 할지를 고민하며 나미야 잡화점에 편지를 보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목표로 했던 꿈이 대립할 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생각할 수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2장 <한 밤중에 하모니카를>
저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있는 이야기들 중 2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슬픈 결말이라는 점도 한 몫했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의 꿈과 현실에서 방황하는 모습이 마치 저를 보는 것 같아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2장은 생선가게를 하던 집안에서 태어난 '가쓰로'. 음악을 하고 싶어 대학도 그만두고 작곡과 연주에만 몰두하지만 생각처럼 프로 데뷔를 하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고향을 방문하게 되고, 가쓰로는 가게를 이어야 할지 아니면 이대로 음악의 길로 계속 가야 할지 고민하던 중 어릴 적 고민을 해결해주던 나미야 잡화점을 떠올리고 그곳에 편지를 쓰게 됩니다.
결국 음악을 계속하기로 마음먹고 도쿄로 다시 올라갑니다. 어느 날 보육원에서 공연(자원봉사)을 마치고 하룻밤을 보육원에서 묵게 되는데 하필 화재가 발생하죠.
가쓰로는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맙니다.
훗날 가쓰로에게 도움을 받은 아이의 누나는 유명한 가수가 되었고, 그에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공연의 마지막은 항상 그가 작곡한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입니다.
3장 <시빅 자동차에서 아침까지>
이번 장은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이 고민 상담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 나오죠. 가게 매출은 적자다 못 해 언제 망해도 모를 상황이지만 할아버지는 상담을 위해선지 가게 문을 닫지 못하십니다. 하지만 건강이 점차 나빠지고 병원 신세를 지게 됩니다.
낫지 못하는 병임을 할아버지는 알고 아들에게 마지막 부탁으로 잡화점에 데려가 달라고 하죠.
그 후 잡화점의 비밀을 아들에게 알려주고 유언장과 편지에 대한 답장을 모두 마치고 돌아가시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낙서라도 온종일 고민하여 정성스레 답장을 작성하셨던 할아버지를 보며 사소한 일처럼 보여도 누군가에게는 큰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4장 <묵도는 비틀스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고스케'라는 인물. 하지만 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호화를 누리던 생활이 한순간에 막을 내리게 됩니다. 심지어 빚 때문에 야반도주를 계획하고 있었죠. 고스케는 부모님을 따라가야 할지 말려야 할지가 고민돼 나미야 잡화점에 편지를 보내게 됩니다.
결국 함께 야반도주를 하던 중 잠시 쉬기 위해 들른 휴게소에서 고스케는 부모님 몰래 도망쳐 버립니다.
아동복지원으로 가 이름도 버린 채 새로운 사람으로 자라 목각 장인이 됩니다. 먼 훗날 우연히 들른 고향 바에 술을 마시러 들어갔다가 예전에 부모님이 자살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비록 야반도주를 하던 처지였지만 부모님은 고스케를 위해서 그런 것이었고, 아들이 사라지자마자 바다에 투신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아들이었던 것이죠.
5장 <하늘 위에서 기도를>
마지막 5장은 돈을 많이 벌어 할머니에게 효도하고 싶던 어느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답장에 쓰인 대로 따라 해 몇십 년의 세월 동안 결국 엄청난 부자가 된 소녀.
그녀는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이 9월 13일 하루간 부활한다는 소식에 감사편지를 써 우편함에 넣기 위해 근처의 별장으로 향합니다. 별장에 도착한 그때 도둑 3명이 그녀를 습격했고 밧줄에 묶인 채 도둑들에게 돈과 금품을 빼앗기게 됩니다.
도둑들은 별장에서 도망쳐 낡은 잡화점에 들어가 숨게 되는데 이 도둑 3명이 바로 지금까지 1~5장에 걸쳐 고민 상담자들에게 편지로 답장을 해준 이들이었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고 감탄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이 3명은 편지에 답장하며 무언가를 깨닫게 되고 경찰서로 자수하기 위해 잡화점을 나서려는 순간, 편지 한 통을 받고 끝나게 됩니다.
잡화점의 비밀과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제외했습니다 : )
(이미 많은 내용을 스포 해버렸지만....)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스스로를 정직하게 바라봄으로써 타인의 시선에 지배당하지 않는 내면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확신이 서질 않아 방황하는 이에게 노력은 절대로 쓸데없지 않다고 조언해주며 그 길을 끝까지 관철하게 하는 이야기,
누구보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감을 느껴 인연의 고리를 끊은 채 괴로움 속에서 그 인연을 탓하였지만, 실제로는 그 고리가 끊어진 것도 아니었고 나를 괴롭게만 하던 것이 아니었던 즉, 세월이 흘러 다시 보면 예전의 풍경도 다르게 보이는 것을 알려주는 이야기,
앞만 보며 달리다가 가끔은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
남들이 보기에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의(도둑 3인방) 아무렇지 않은 답장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되고, 반대로 그 사람도 힘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는 백지상태의 지도를 보며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 난감하고 절망스럽다면 생각을 달리 함으로써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줍니다.
왜 이 책을 계속 읽게 될까 생각해보니 타인의 시선을 신경 써 진정 원하는 것을 놓치고,
꿈(하고 싶은 것)을 좇아가는 것에 대한 문제,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 성공한 삶에 대한 문제가 우리 실제의 삶과 비슷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런 문제에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필력이 더해져 봐도 봐도 또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아직 소설을 읽어 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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