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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드라마,영화 감상 2019. 11. 9. 23:38
영화 한 편 보고 싶어 지인에게 추천받은 "말할 수 없는 비밀". 유o브와 같은 곳에서 피아노 배틀 하는 장면은 많이들 봐서 익숙한 그 영화다. 처음 이 영화를 추천받았을 때 나는 스스로 이 영화의 줄거리를 대충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영화를 감상하고 나니 '와, 이게 이런 영화였구나' 싶었다.
초반에서 중반까지는 주인공들의 달달함에 내가 다 손발이 오그라 들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영화 자체에 몰입이 되는 것 같았다. 여주인공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고, 초반에 아리송했던 것들이 하나둘씩 풀려갔다. 영화가 끝나기 7분 전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만나러 가기 위해 옛날 피아노를 칠 때 '엥, 7분밖에 안 남았는데 여기서 전개가 이렇게 된다고?' 하며 영화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고 있었다.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이 살고 있는 과거로 돌아가 만나는 장면으로 생각보다 간단하게(?) 막을 내려 내 걱정이 쓸데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영화 초반에는 주인공들끼리 연애 행각이 주를 이뤄 아무 생각 없이 봤지만, 영화 후반 여주인공의 비밀이 풀리 때 나온 장면들을 보며 생각한 것들이 있다. 첫 번째,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남에게 이야기하면 열에 아홉은 정신병자 취급을 당할 것이다.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미래에 갔다 왔다고 담임선생에게 말하자 그 내용이 순식간에 교내 전체로 퍼져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는 장면을 보며 '만약 내가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겪고 주변 사람에게 말한다면 나도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겠지?'라는 생각과 '내 주위에 저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을 믿을까? 아니면 주위 사람들처럼 정신병자 취급을 할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모두가 A인데, 혼자 B라면 이상한 취급을 받는 세상에서 나 또한 상대방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생각했다. 두 번째, 주인공은 담임선생에게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하기 전, 자기를 믿는지 물었다. 담임선생은 믿는다고 말하며 주인공의 이야기를 듣지만 반응을 보면 주인공 입장에서는 '아, 역시 믿지 않는구나'라는 느낌을 저절로 받을 수 있었다. 담임선생이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하듯이 말하자 주인공도 그냥 괜찮아졌다고 넘겨버리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없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이 믿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믿어 주길 바라며 이야기한 것일 텐데 그러한 반응을 보이니 말이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을 믿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장면이다. 담임선생은 주인공을 도와주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지만 결국 부족했던 것은 "믿음"이 아닐까 싶었다.
영화를 보기 전 '그냥 피아노로 시작해서 피아노로 끝나겠지'라며 막연하게 생각하고 봤지만 다 보고 나니 그게 전부가 아닌 일부였다는 것을 느꼈다. 나중에 다시 한번 더 본다면 그때는 어떻게 와 닿을지... 그날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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